[혼자하는 여행 일기]



 

티틀리스 도착

    티틀리스 정상에 도착했다. 멋진 경치를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운이 없었다. 쉴트호른 때처럼 사방이 안개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쉴트호른보다 재밌었다. 케이블카도 있었고 눈썰매도 있었기 때문! 

 

    이곳은 인도쪽 관광객을 주 타겟으로 한 것 같았다. 군데군데 이런 인도인? 셀럽들이 있었다. 배우인지 연예인인지 아무튼 이런 것들이 많이 있었고, 이쪽 지역에서 온 관광객들도 꽤 많이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많이 오는 것 같았다. 사우디 아라비아 가족이 케이블카 스태프랑 말하는 것을 슬쩍 였들었는데 태어나서 눈을 처음 보는 것이라고 했다. 아저씨 아줌마들이 아이들처럼 눈을 보며 신기해했다. 나는 그들을 보고 신기해했다.

 

 

 


티틀리스 얼음동굴 by hunnek

    티틀리스는 스위스에서 올라간 산 중에 가장 추운 곳이었다. 쉴트호른이나 피르스트 이쪽은 반팔에 바람막이 하나만 입어도 충분했는데 여긴 너무 추웠다. 올라오기전 기념품샵에서 한국인 쿠폰으로 무료로 받은 빵모자를 푹 눌러쓰고 바람막이의 지퍼를 끝까지 올린 뒤 손을 비비면서 다녔다.

 

    안쪽에는 관광용으로 얼음 동굴이 있었다. 이곳도 너무 추웠다. 얼음동굴이니깐 많이 추운게 당연하지만.. 티틀리스에 갈 예정이라면 따뜻한 옷을 꼭 챙기는 것을 추천한다. 사람은 별로 없었다.

 

 

 

 


    앞이 구름때문에 거의 보이질 않는다. 티틀리스는 눈 천국이었다. 어딜 가도 눈이 쌓여있었다. 진정한 알프스 만년설의 모습이랄까 7월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눈이 쌓여있었다. 날씨가 안 좋아서 멋진 풍경을 보지는 못했지만 이전에 보지 못했던 두툼한 만년설을 볼 수 있어서 재밌었고 새로웠기 때문에 실망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좋았다. 근데 사람이 없어서 좀 무서웠다.

 

 

 

 


    다 지나서 다리를 돌아봤다. 이렇게 보니깐 더 무섭다..

 

 

 

 

 


    누군가 눈사람을 만들고 갔다. 여기서 아까 만났던 사우디아라비아 가족을 다시 만났는데 서로 눈싸움을 하면서 신나게 놀고 있었다. 눈을 생전 처음봤으니 얼마나 신기했을까ㅋㅋ

 

 

 

 

 

아이스 플라이어 타고 눈썰매 타러

    주변을 한바퀴 돌고 쭉 내려갔다. 내려갔더니 탈 수 있는 케이블카가 하나 더 있었다. 근데 추가로 돈을 더 내야 했다. 십몇 프랑인 것으로 기억하는데 너무 비쌌다. 참고로 1프랑에 1100원쯤 한다. 주변이 구름과 안개로 뒤덮여서 하나도 보이지 않을 텐데 만원을 넘게 주고 이걸 탈 가치가 있을까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근데 이걸 타고 가면 눈썰매를 탈 수 있다고 해서 눈 질끈 감고 질러버렸다. 물론 경치는 하나도 볼 수 없었다.

 

    왼쪽 사진이 타고 가는 도중에 찍은 사진이다. 맑은 날씨라면 오른쪽과 같은 모습이어야하지만.. 주변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냥 신비로운 세계를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었다. 주변에 사람도 없어서 들리는 소리라고는 케이블카가 삐걱삐걱 대는 소리뿐.. 솔직히 조금 무서웠다. 관광객이 너무 없어서 줄도 안 서고 혼자서 탔다. 

 

 

 

 


    눈썰매타러 가는 길.. 여긴 좀 사람이 있을 줄 알았는데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질 않았다. 나 혼자 썰매 타러 온건 아닌지 걱정이 커져만 갔다.

 

 

 


    다행히 사람이 몇 명 있었다. 직원도 한 명 있었다. 직원은 패딩과 모자로 무장한 채로 쓸쓸하게 앉아서 썰매를 지키고 있었다. 티틀리스 스태프 중에 가장 헬 보직이라서 그런지 앞에 팁을 놓는 박스도 있었다. 눈썰매는 한국에서 타는 그런 큰 눈썰매가 아니라 엉덩이만 살포시 얹어서 가는 그런 눈썰매였다.

 

 

 

 


티틀리스 눈썰매 by hunnek

     눈썰매 영상이다. 생각보다 빠르다! 그리고 생각보다 재밌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추웠다.. 청바지 입고 갔는데 몇 번 넘어지니깐 엉덩이랑 허벅지가 어는 것 같았다. 그래도 재밌어서 4번 정도 탔다ㅋㅋ

 

 

 

 


    적당히 타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건물로 들어왔다. 유명인들 사진이라는데 누군지..

 

 

 

 

 


    티틀리스에서는 초콜릿 샵이 유명하다. 스위스 전체적으로 초콜릿이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밀크 초콜릿이 유명한데 스위스 젖소에서 나오는 우유의 품질이 그렇게 좋다고 한다. 근데 너무 비쌌다. 비싸도 기념품 하나는 챙겨야 할 것 같아서 초콜릿 한통을 샀다. 그러고 나서 아쉽지만, 그러나 신나고 재밌었던 티틀리스를 떠나 다시 루체른으로 돌아가는 기차에 올랐다.

 

    루체른에서 굳이 리기산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티틀리스가 별로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재밌었고 무엇보다 만년설과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는 것 같아서 여운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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