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하는 여행 일기]



 

해 질 녘 루체른

    잠시 숙소에 들렀다가 돈하고 먹을 것만 좀 가지고 다시 나왔다. 아 참고로 내가 머물렀던 '호텔 알파'라는 호텔이다. 그냥 뭐 그럭저럭인 호텔이었다. (이 호텔에 관심 있으시면 댓글로 질문 남겨주세요)

 

    들어갔다 나오니 해가 점점 지고 있었다. 루체른은 한낮의 풍경보다는 해가 뉘엿뉘엿 지기 직전의 모습이 가장 아름다웠다.

 

 

 


    루체른 가운데에는 로이스 강이 흐른다. 그렇게 큰 강은 아니지만 여름이라 그런지 물이 꽤 많았고 빠르게 흘렀다. 근데 이전 글에도 언급했듯이 물이 참 신기하게 흐르는 구간이 있다. 이 사진을 보면 알 것이다. 사진 옵션을 조작하게 이렇게 보이게 만든 것이 아니고 실제로 물이 이렇게 매끈매끈하게 비단처럼 흐른다.

 

    보면서도 계속 신기했다. 어떻게 강물이 이렇게 매끈매끈하게 흐를수가 있는 걸까?

 

 

 


    근데 더 신기한 건 그 구간을 지나면 파도가 치듯이 강력하게 흐른다는 것이다. 진짜 막 파도 소리를 내면서 물이 벽에 부딪히고 강하게 흐른다. 이렇게만 보면 이탈리아 베네치아 느낌도 많이 난다. 가만히 서서 강물을 바라보기만 해도 재밌었다. 시간이 잘 갔다.

 

 

 

 

무제크 성벽

    카펠교를 건너 북서쪽으로 가면 무제크 성벽이 있다. 루체른 시내에서 보면 멀리 산 위에 수원화성처럼 성벽이 보일 것인데 그게 바로 무제크 성벽이다.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인 것 같은데 이곳에 대한 사전 공부를 하지 않아서 아는 게 없어서 그런지 별 감흥은 없었다. 성벽이 꽤 큰데 잔디밭에서는 몇몇 무리들이 춤을 추기도 하고 담배를 피기도 하고 술을 먹기도 했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관광객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풍경은 좋았다. 스위스에서의 마지막 저녁이라 아쉬운 마음과 함께 여운이 남았다.

 

 

 

 


    옆에서 누가 쳐다보는 것 같아서 돌아봤더니 고양이가 있었다. 화들짝 놀랐었다ㅋㅋ. 이 고양이는 사람이 낯설지 않은 듯 꿋꿋이 자리를 지킨다.

 

 

 


    걷다가 이런 상을 하나 발견했다. 구글맵에 무제크 성벽을 검색해도 이게 나오는 걸 보니 꽤 유명한 것 같은데 뭔지 모르겠다. 보자마자 만화 '정열맨'의 캐릭터 육유두가 떠올랐다ㅋㅋㅋ. 정열맨 작가가 육유두 캐릭터를 만들 때 이걸 보고 만든 것은 아닐까..?

 

 

 

 


    스위스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벤치. 'Welcome'이라고 인사하는데 나는 이제 스위스를 떠나야 할 사람이다. 좀 쉴 겸 앉아서 사진도 찍고 앞에 축구장에서 축구를 하길래 축구 구경도 하다가 다시 나왔다.

 

    무제크 성벽을 빠져나오는데 애를 좀 먹었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문을 잠가놓은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마침 앞에 걸어가는 현지인이 있어서 그냥 그 사람을 따라가기로 했다. 좀 멀리 돌아가긴 했지만 그래도 성벽 아래로 내려올 수 있었다.

 

 

 

 

빈사의 사자상

    루체른의 랜드마크로 유명한 빈사의 사자상이다. 원래 앞에 물 웅덩이가 있는데 내가 갔을 때는 공사 중이어서 물이 없었다. 좀 기대하고 갔는데 공사중이어서 그런지 하나도 멋있어 보이지가 않았다. 이 사자상도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들었는데 마찬가지로 아는 게 없어서 빨리 패스했다. 공사 중이었기도 하고..

 

 

 

성 레오데가르 성당

    사자상에서 나와 시내 쪽으로 걸어 나오다 보면 뾰족탑이 보인다. 성 레오데가르 성당이라는데 주변에 사람이 너무 없어서 상당히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저 안에 뭐가 있는지 궁금해서 계단 위까지 올라갔는데 갑자기 종소리가 나서 냅다 뛰어 내려왔다ㅋㅋㅋ 무교라 그런지 늦은 밤 사람 없는 성당, 교회는 무섭게 느껴진다.

 

 

 

 

 


    이제 다시 호텔로 돌아가야 한다. 숙소가 좀 외진 데에 있어서 혼자 다니기엔 좀 위험해 보였기 때문이다. 가는 길에 야경이 이뻤지만 이 꾸진 폰카로는 야경을 제대로 담을 수가 없었다. 카펠교 건너기 전에 강가로 내려가 보았다. 스위스에서 보는 마지막 아경..

 

 

 

 


    해가 지고 나서의 카펠교 주변은 낮보다 훨씬 붐볐다. 야경을 찍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한국인 여행자 분들은 역시나 인생 샷을 건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계셨다ㅋㅋ 나도 찍어보았는데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우려했던 것처럼 상당히 무서웠다. 무섭게 보이는 아저씨들이 야외 벤치에서 텔레비전을 보면서 물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어떤 무리들은 술을 마시고 있었다. 눈도 안 마주치고 바로 숙소로 빠르게 들어왔다. 스위스에서의 마지막 밤인데 아쉽기도 하면서 7일 동안 참 알차게 잘 놀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스위스를 보내주고 오스트리아를 맞이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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