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하는 여행 일기]



 

코끼리 폭포(Elephant Waterfall)

    퐁구르 폭포(퐁고르 폭포)를 뒤로하고 다시 코끼리 폭포를 향해 달렸다. 근데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천둥이 치고 번개가 치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엄청난 스콜이 올 것 같아서, 비 오기 전에 빨리 가야 된다는 마음에 과속을 좀 했다.

 

    지금 생각하면 좀 위험한 짓이었지만, 사실 그때의 짜릿함이 아직도 생생하고 추억으로 남아있다.

 

 

 

 

 


    구글맵 내비게이션으로 코끼리 폭포를 찍고 한참을 달렸다. 근데 분명 내비게이션은 목적지에 도착을 했다고 하는데 도저히 코끼리 폭포를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주변에 사람 소리와 차 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아서 여기로 들어오게 되었다. 여기는 LINH AN TU(링언사) 라는 곳이었다. 절이 정말 컸지만, 나는 이걸 보러 온 게 아니었다.

 

    그래서 여기에 관광 온 중국인 단체 관광객 중에 착하게 생긴 아줌마한테 코끼리 폭포가 어딨냐고 물어보았다. 다행히 그 아줌마가 친절하게 알려 준 덕분에 코끼리 폭포의 입구를 찾을 수 있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코끼리 폭포는 이 사찰 바로 옆에 있었다.

 

    코끼리 폭포에 가기 위해서 일단 여기 오토바이 주차장에 돈을 내고 주차를 했다. 주차비는 몇 백원 정도 했다. 코끼리 폭포를 못찾겠다면, 우선 링언사를 찾아보는 게 좋다. 아줌마가 가는 길이 되게 위험하고 어렵다고 해서 나는 혹시 몰라서 오토바이 헬멧을 안전모 대용으로 쓰고 갔다.

 

 

 

 


    코끼리 폭포로 들어가기 전이다. 관리를 제대로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정원이 있다. 분수도 있는데 버린 지 몇 년 된듯했다.

 

    입장료도 있다. 20,000동 아니면 10,000동인데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다. 아마 20,000 동일 건데 한화로 약 1000원 정도 된다. 코끼리 폭포라고 코끼리 형상이 몇 개 있었다. 베트남 가족들이 아이와 놀아주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별로 볼거리는 없다.

 

 

 

 

 


    위에서 코끼리 폭포의 시작점을 대충 볼 수 있었다. 원래 물이 여기까지 올라오지는 않는다고 한다. 근데 이전 퐁구르 폭포 포스팅을 보면 알겠지만 이 날은 좀 이상한 날이었다. 유량이 정말 어마어마했다. 퐁구르 폭포까지는 아니었지만 여기도 유량과 유속, 그리고 폭포의 파워가 엄청났다.

 

 

 

 

 


달랏 코끼리 폭포- hunnek 블로그 (https://hunnek.tistory.com)

    위에서 찍은 코끼리 폭포이다. 코끼리 폭포를 보려면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다가 내려가지 않아도 코끼리 폭포를 볼 수 있는 장소를 찾았다. 그곳에서 찍은 코끼리 폭포의 모습이다. 꼭 소리를 크게 틀어놓고 감상하는 걸 추천드린다. 코끼리 폭포의 파워를 느낄 수 있다.

 

 

 

 

 


    뜬금없이 강아지 한 마리가 있었다. 여기서 키우는 개인지, 떠도는 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계속 저렇게 앉아있다가 돌아다녔다. 신기해서 찍어봤다.

 

 

 

 


    이게 내려가는 길이다. 진짜 캐녀닝 코스와 비슷했다. 만약 여기 올 생각이라면 구두나 비싼 신발은 신고 오면 안 된다. 너무 미끄럽고, 위험하고, 더럽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디선가 구린 하수구 냄새도 났다.  내려가는 초반 부분은 갈만했지만, 좀 내려가 보니깐 길이 엉망이었다. 솔직히 관광지라고 하기에는 가는 길이 너무 형편없었고 위험했다.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내려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여기에 왔다면 헬멧을 쓰고 그대로 오는 게 좋다. 난간이 있어서 잡고 내려가면 되는데 난간이 매우 부실하다. 쇠 파이프를 휘어서 밧줄로 고정시켜 만들어놨는데 흔들흔들거리고 튼튼하지도 않았다.

 

 

 

 

 


    가는 길에는 이렇게 작은 폭포가 흐르는 곳도 몇 군데 있었다. 이런 미니 폭포들 때문에 바닥이 매우 미끄럽고 이끼가 많이 끼어있는 것 같다. 

 

 

 

 

 


    코끼리 폭포의 모습이 드디어 보이기 시작했다! 한 10분 정도 내려갔던 거 같다. 물은 퐁구르 폭포와 마찬가지로 흙탕물이었다. 빠지면 훅 가는 거다. 원래 사람이 이렇게 없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코끼리 폭포에서 총 7명 정도만 봤다. 

 

    비인기 관광지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오늘 날씨가 이래 선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약간 무섭기도 했다.

 

 

 

 


    좀 더 가까이 가보았다. 가다가 외국인 커플을 만났다. 이 사람들은 아예 옷을 저렇게 판초 우의를 입고 신발도 안 신고 맨발로 왔다. 서로 길이 힘들다고 불평하면서 웃었고 폭포가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참고로 저기 서있는 사람 오른쪽에 있는 쇠 봉이 손잡이다... 절대로 튼튼하지 않다.

 

 

 

 


    최종적으로 내가 보고 온 코끼리 폭포의 모습이다. 낙차 높이가 크고, 유량도 많고, 물도 흙탕물이어서 코끼리 폭포의 위엄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었다. 5분 정도 감상하다가 비가 갑자기 또 쏟아져서 바로 올라가기로 했다.

 

    참고로 코끼리 폭포를 더 가까이서 볼 수도 있었다. 근데 이 날에는 사람도 없었고, 길이 물에 잠길랑 말랑해서 너무 위험해서 들어가지 않았다. 게다가 나는 혼자 여행 중이었고, 구해줄 동행인도 없었고, 수영도 못했기 때문에 빠지면 바로 큰일 나는 것이었다. 그래서 좀 아쉽지만 여기까지만 보고 올라가기로 했다.

 

 

 

 

 


달랏 코끼리 폭포 - hunnek 블로그 ( https://hunnek.tistory.com)

    내려가서 찍은 코끼리 폭포이다. 사진으로만 보면 제대로 실감이 나지 않을 것이다. 

 

    내려가서 찍은 코끼리 폭포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보았다. 유량이 너무 많아서 더 이상 가까이 갈 수 없었고, 핸드폰을 들고 있기도 위험한 지형이라서 아쉽지만 이 거리에서 찍을 수밖에 없었다. 핸드폰 잃어버리면 나는 바로 국제 미아가 되는 거고, 발을 헛디디면 그냥 바로 가버리는 거다..

 

 

    퐁구르 폭포만큼 거대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확실히 임팩트가 있는 폭포였고, 가는 길도 정말 스릴 있고 무섭기도 했다. 근처에 관광객들이 굉장히 많이 가는 메린 커피농장(미린 커피농장, Me Linh coffee garden)이 있기 때문에 여기 가는 김에 한 번쯤 방문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1. 물 흐름 모양이 코끼리 모양과 유사해서, 혹은 주변에 코끼리 모양 비슷한 바위가 있어서 코끼리 폭포라고 부른다고 한다. (솔직히 어디가 코끼리랑 비슷한지는 잘 모르겠다.) 입장료는 약 20,000 동

 

  2. 가는 길이 상당히 험하고 위험하다. 잡을 거라고는 나무와 쇠 파이프로 대충 만든 손잡이뿐이다.

 

  3. 길이 정말 정말 미끄럽다. 비가 와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다른 후기들 찾아봐도 미끄럽다고 글을 쓰신 분들이 대부분이다. 구두나 슬리퍼, 고가의 신발을 신고 오신 분이라면 안 내려가는 게 좋다. 정 가고 싶으면 맨발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실제로 맨발로 가는 사람을 봤다.)

 

  4. 근처에 관광객들이 굉장히 많이 가는 메린 커피농장(미린 커피농장, Me Linh coffee garden)이 있기 때문에 여기 가는 김에 한 번쯤 방문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메린 커피농장(미린 커피농장) 과의 거리는 약 10 km이다.

 

  5. 깔끔한 폭포를 보고 싶다면 여름(우기)에 오지 말고 가을 겨울(건기)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나는 8월(우기)에 갔고 가기 전날, 전전날, 전전 전날 모두 비가 내렸기 때문에 저렇게 어마어마한 코끼리 폭포를 볼 수 있었다.

 

    건기의 폭포도 아름답지만 나는 내가 본 코끼리 폭포도 정말 멋있다고 생각한다. 코끼리 폭포라는 이름에 걸맞는 아우라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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