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하는 여행 일기]



 

 

유럽 장묘 문화

출처-오마이뉴스

    우연히 길을 가다 묘지 건설 반대 현수막이 걸려있는 것을 봤습니다. 위 사진처럼 말입니다. 묘지나 쓰레기 소각장, 하수처리시설 같은 곳을 묶어서 혐오시설이라고 하곤 합니다. 집값이 떨어지거나 하는 등의 이유에서 지역 주민들은 그런 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합니다.

 

    저도 대다수 사람과 비슷하게 귀신을 좋아하지 않고 관련된 미신도 싫어하는 편이라 공동묘지를 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유럽여행을 다니면서 공동묘지를 굳이 혐오시설로 넣어야 하는가에 조금씩 의문이 들었습니다.

 

 

 


    위 사진은 이탈리아 피렌체의 작은 묘지단지 입니다. 도시 한복판은 아니지만 옆에 성당도 있고, 도시 중심에서 걸어서 몇 분만에도 올 수 있는 곳입니다. 무덤이 상당히 개방적으로 되어 있고 접근성이 좋습니다. 유럽에서는 공동묘지가 땅값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생활 속에 추모를 하자는 그런 마음가짐이 문화로 잡혀있습니다.

 

    공동묘지를 공원화해서 주변 주민들이 산책, 데이트, 쉼터 등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하여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덕분에 유명인의 무덤이 있는곳은 관광명소화가 되어 주변 상권이 발달하고 오히려 집값이 올라가는 곳도 있습니다.

 

 

 


스위스 D2-3/ [흐리고 비오는 날엔 뮈렌(뮤렌)과 라우터브루넨으로! + 공동묘지 이야기, 랜선여행, 방구석여행]

    그리고 흥미로운 점은 수직묘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위 사진은 스위스의 작은 마을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비석은 제각각 특성이 있지만 묘지 모양은 모두 일정합니다. 이것이 바로 수직 묘 개념입니다. 돈이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모두 평등한 공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죽어서까지 빈부 격차를 느끼지는 말라고 하는 일종의 배려로 의미가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면적 크기에 제한이 있는 대신, 비석과 장식은 자유롭게 가능합니다. 가로, 세로 길이에는 제한이 있지만 수직적으로는 자유롭게, 개성있게 가능합니다. 그래서 수직 묘라고 이름이 붙은 것입니다.

 

 

 

 


    마을에 공동묘지를 세우는 것은 고인을 가까이에 두고 자주자주 볼 수 있도록 하는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여행중 공동묘지를 일부러 찾아다니는 것도 아니었는데 이런 묘지를 꽤 많이 봤습니다. 무덤에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요. 어느것이 좋다라고 확실하게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공동묘지를 단순히 혐오시설로 보지 않고 이렇게 아름답게, 공원처럼 조성하는 마인드가 괜찮아 보였고, 무엇보다 수직 묘 개념은 정말 신선하고 본받을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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