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하는 여행 일기]



 

다시 뮈렌(뮤렌)으로

    실트 호른과 비르그에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뮈렌으로 다시 내려왔다. 내려올 때도 똑같이 비르그까지는 곤돌라를 타고, 비르그에서 다른 곤돌라로 환승하면 된다. 날씨는 뭐 똑같이 비가 오고 구름이 많았다. 

 

    어차피 비가 와서 딱히 할 것도 없는데 마을이나 좀 둘러보기로 했다.

 

 

 

 


    내려오면서 발견한 나무 아저씨이다. 올라갈 때는 못 봤는데 내려오면서 발견했다. 웃는 얼굴에 처진 어깨, 볼록한 배, 배바지, 샌들에 슬리퍼 패션이 딱 할아버지들 패션이었다. 아저씨들 패션은 전 세계 공통인가 보다.

 

    옆에는 주민들이 쓰는 건지 트램펄린도 하나 있었다. 어린이 손님을 위해서 만들어놓았나 보다.

 

 

 

 

 


    산악열차를 타러 가는 길이다. 앞으로 쭉 가면 뮈렌 역이 나온다. 날씨가 안 좋아서 사람이 거의 없었다. 뮈렌에서 내려올 때에는 올라왔던 대로 산악열차와 곤돌라를 타고 그린델발트로 내려가도 되지만, 반대 방향으로 짐멜 발트(Gimmelwald)까지 하이킹(트래킹)을 하면서 내려와도 좋다. 그러고 나서 짐멜발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내려와서 버스를 타고 인터라켄으로 가는 방법이 있다.

 

    후자의 경로는 트래킹도 하고 곤돌라도 타서 풍경을 보기 좋다. 그렇지만 시간은 훨씬 더 오래 걸린다. 나는 그냥 빨리 내려가고 싶어서 올라온 대로 내려갔다. (이틀 뒤에 한 번 더 왔을 때에는 후자를 택했다.)

 

 

 

 


    산악열차를 타고나서는 올라올 때와 마찬가지로 다시 곤돌라(케이블카)를 타고 가야 한다. 라우터브루넨으로 내려가는 곤돌라에서 찍은 사진이다. 구름 밑으로 내려오면서 시야가 좀 트여서 좋았다. 하지만 비는 계속 내렸다.

 

    아 참고로 스위스 패스를 소지하고 있다면 올라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려가는 것도 무료다. 

 

 

쿠팡! | ★최저가★스위스 패스 연속 E-티켓 3/4/8/15일

★최저가★스위스 패스 연속 E-티켓 3/4/8/15일

trip.coupang.com

 

 

 

 

 

라우터브루넨

    라우터브루넨까지 거의 다 내려왔다. 라우터브루넨은 정말 이쁘고 멋진 동네였다. 스위스를 생각하면 전형적으로 떠오르는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다. 보면서 그림 같다는 생각을 계속했고, 사진으로만 이렇게 생긴 곳이 아니라 실제로 이렇게 생겼구나 하고 신기해하기도 했다.

 

    안개와 구름이 신비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때 라우터브루넨으로 내려오면서 흐리고 비 오는 날의 스위스도 나쁘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위스에서 비 올 때 라우터브루넨은 좋은 여행지 후보 중 하나이다.

 

 

 

 

 

 


    혹시 스위스에서 여행 중인데 비가 온다면 라우터브루넨에 가보거나, 뮈렌까지 올라가 보는 것을 추천한다. 어차피 산 정상에 올라가 봤자 아무것도 못 보기 때문에 고도가 낮으면서 이쁜 풍경이라도 감상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좋다. 

 

 

 

 


    라우터브루넨 기차역이다. 기차 역치고 작은 편이다. 마을 자체가 작으니 기차역도 그에 맞게 작게 만들어놓은 것 같다. 스위스 기차역의 간판은 대부분 저렇게 생겼는데 간단한 디자인이지만 색깔과 글씨체가 스위스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기차역 건너편에는 주차장이 있다. 단체 관광객들을 태운 버스가 많았다. 옆에는 교회도 있다.

 

 

 

 

 


    라우터브루넨을 좀 걸어보기로 했다. 어차피 작은 마을이라 다 도는 데 얼마 걸리지도 않기 때문이다. 라우터브루넨은 양옆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마을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협곡 마을 느낌이다. 게다가 이 날은 구름이 정말 많아서 더 신비롭게 느껴졌다.

 

    라우터브루넨에도 숙소가 꽤 많다. 자전거 대여점, 식당 등등 은근히 많았다. 쿱도 있다. 사실 라우터브루넨에 숙소를 잡으려고 고민도 했지만 방도 이미 다 나가고, 뭔가 약간 애매해서 숙소를 잡지는 않았는데 막상 와보니깐 여기에 숙소를 잡아도 정말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인터라켄에 숙소를 잡는데(특히 한국인) 이런 곳에 숙소를 잡으면 질리지도 않고 스위스 시골을 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터라켄은 솔직히 너무 관광지 분위기여서 며칠 있으면 질린다. 하지만 인터라켄에는 가게와 시설 등 여행객들에게 필요한 것들이 많다는 장점도 있다.

 

 

 

 

 


    길 옆 잡초밭에는 소가 몇 마리 있었다. 베트남 여행 때에도 도로 옆에서 소를 본 적이 있는데 스위스에서도 소를 보게 되었다. 소의 목에는 전부 워낭이 걸려있었다. 한국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딸랑딸랑하는 워낭 소리를 스위스에서 처음 들어보았다.

 

 

 

 


    폭포도 하나 보였다. 이 폭포의 존재를 미리 알고 간 건 아니었지만, 이 폭포가 라우터브루넨에서는 가장 유명한 것 중에 하나이다. 폭포의 이름은 '슈타우바흐 폭포'이다. 폭포를 배경으로 한 마을이 정말 멋있었다. 사실 워낙 작은 곳이라 폭포 말고 유명한 게 없다. 가까이 가보기로 했다.

 

 

 

 

 

공동묘지

    마을 한가운데에 이렇게 공동묘지가 있었다. 마을 한가운데 공동묘지라니,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구성이지만 유럽에서는 이게 그리 이상할 것이 아니라고 한다.

 

    모든 묘지의 크기는 가로 세로가 같다. 일부러 이렇게 크기를 똑같이 다 맞춘 것이다. 이게 법으로 정해져 있는 곳도 있다고 하는데 법적으로 자세히는 잘 모르고 가로, 세로를 다 똑같이 맞춘다고 한다.

 

    왜냐하면 무덤의 크기에 제한이 없으면 무덤에서까지 빈부격차로인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심하면 차별적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무덤 크기에 제한을 둔다고 한다. 구름과 안개, 협곡이 공동묘지를 감싸는고 있어서 혼자 오면 무서울 것이다.

 

 

 

 

 

라우터브루넨 슈타우바흐 폭포

    평면적 크기에 제한이 있는 대신, 비석과 장식은 자유롭다고 한다. 즉, 2차원 공간에서는 제한이 있지만 추가된 3차원 공간에서는 자유롭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석의 모양이나 크기, 새겨진 그림들이 모두 다 달랐다. 그래서 공동묘지를 돌아보는 게 처음엔 좀 거부감이 있었지만 보다 보니깐 재밌는 요소들이 많아 흥미롭기도 했다. 묘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방문해보길... 상당히 흥미로울 것이다.

 

 

 

관련 콘텐츠

 

이 글을 공유합시다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