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하는 여행 일기]



 

브베(Vevey)

 

    시옹성을 구경하고 나서 다시 몽트뢰 방향으로 가는 유람선에 올랐다. 몽트뢰까지만 가도 되지만 몽트뢰를 넘어서 브베, 로잔까지도 갈 수 있다. 나는 브베부터 가보기로 했다. 브베는 딱히 볼거리는 없다. 가장 유명한 것이 썸네일에 있는 큰 포크 조형물과 네슬레 본사이다. 거기에 하나 더 추가하면 음식박물관 정도가 된다. 아무튼 유람선을 타고 브베로 가기로 했다. 참고로 브베에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유람선을 타고 가는 것보다는 몽트뢰에서 기차를 타고 가는 게 더 빠를 것이다.

 

 

 

 

유람선

    유람선에 타고 주변 풍경을 구경하다가 경비행기가 날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굉장히 낮은 고도로 날고 있었다. 아마도 스카이다이빙을 위해 하늘로 올라가는 중이었거나 아니면 개인 비행기로 주변 경치를 구경하고 있었을 것이다.

 

 

 

 

 

 


    올 때 탔던 배와 마찬가지로 이 배에도 프랑스 국기와 스위스 국기가 함께 걸려있었다. 프랑스 국기는 유람선의 앞부분에, 스위스 국기는 유람선의 뒷부분에 걸려있었다. 이렇게 두 나라의 국기가 같이 걸려있는 이유는 유람선이 다니는 레만 호수가 스위스와 프랑스의 국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람선에서 본 몽트뢰의 풍경이다. 정말 아름답고 멋졌다. 몽트뢰가 호수를 따라 쫙 펼쳐져있는 모습이 정말 멋있다. 건물도 몽트뢰만의 스타일이 있는 것 같다. 다른 유럽의 도시나 스위스 인터라켄 지역과는 완전히 다르다. 유람선에서는 핸드폰을 잠시 집어넣고 풍경에만 집중하길 바란다. 바람을 맞으며 바라보는 경치가 정말 아름답다.

 

 

 

 

 


    배에 탄 사람들의 모습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1층 앞에 나와서 밖을 구경한다. 의자에 앉아서 구경해도 되고 서서 구경해도 된다. 자리는 지정석이 아니라 선착순으로 앉고 싶은 곳에 앉으면 된다. 한국사람이 한 명쯤은 있을 만 한데 한국사람은커녕 동양인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조금 신기했다.

 

    그런데 저기 2층에 앉아있는 사람은 누군지 잘 모르겠다. 대부분 할아버지에 흰 옷을 입고 있었는데 아마 vip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다리를 쭉 뻗고 선글라스 끼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혹시 저 자리에 앉고 싶다면 유람선 매표소에 한번 물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유람선에서 바라본 다른 사진이다. 이렇게 육지를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서 구경을 하고 있으면 시간이 엄청 빨리 지나간다. 유람선에서 육지를 바라보고 있으면 잡생각이 사라지고 마음이 차분해진다. 이 날 날씨가 정말 좋아서 산에 갈까 여기에 올까 정말 많은 고민 끝에 여기에 왔는데, 이 곳 라보 지구에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 순간이었다.

 

 

 

 

 

 


    육지 쪽이 예쁘다고 한 방향에만 있지 말고, 배의 앞 뒤 옆 돌아가면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렇게 호수 방향에 앉아서 경치를 구경해도 정말 좋다. 레만 호수가 양쪽의 산을 두고 넓게 쫙 펼쳐져 있는 모습이 정말 멋졌다. 호수가 바닷물처럼 새파랗고, 하늘도 새파랗고, 산까지 푸르렀던 그런 날이었다. 흐린 날에 오면 분위기가 확 다를 것 같다. 안개가 쫙 펼쳐진 레만 호수의 모습도 정말 신비하고 신선한 모습일 것 같다.

 

 

 

 

 


브베가는 유람선에서

 

    사진으로만은 그때의 느낌을 살리기엔 많이 부족하다.

 

 

 

 

브베 Vevey

    브베에 도착했다. 시옹성에서 약 1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브베는 스위스 보 주에 위치한 레만 호의 북쪽에 접하는 소도시이다. 몽트뢰와 로잔 사이에 위치해있다. 몽트뢰의 물가가 비싼 편이다 보니 몽트뢰보다는 브베에서 숙소를 구하는 관광객들이 더러 있다고 한다.

 

    세계적인 식품 회사인 네슬레 본사가 있어서 이걸 보러 오는 사람도 있다. 캡슐이 싸서 기념품으로 구매를 많이 한다고 하는데 한국과 그렇게 가격차이는 나지 않으니 필수로 구매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음식 박물관 "Alimentarium"도 볼만하다고 하는데 나는 가지 않았다. 유람선 선착장에서 내리면 이렇게 지도와 지역 안내판이 상세하게 되어있지만 별로 쓸모는 없다.

 

 

 

 

처음 겪어본 인종차별

    쓰레기통은 그냥 한번 찍어봤다. Vevey가 쓰여 있길래 기념으로 찍어본 사진이다. 근데 이 쓰레기통이 브베에서의 내 기분을 나타내 준다. 인종차별을 생전 처음 당해봤기 때문이다.

 

    유람선을 타고 브베에 도착했을 때엔 기분이 정말 좋았다. 인종차별을 당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브베에서만 인종차별을 두 번 경험했다. 한 번은 애들한테, 또다른 한번은 어떤 남자한테 당했다. 유람선에서 내려서 뭐 좀 먹을 게 없나 둘러보고 있는데 애들이 자전거를 타고 나한테 "칭칭"이라고 하면서 멀리 달아나버렸다. 처음에는 자전거의 따르릉 소리를 따라한 건가 싶었지만 생각해보니깐 중국사람을 비하하는 "칭챙총"과 비슷한 맥락의 비하 발언이었던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인종차별이 아닐 수도 있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99프로였다.

 

    프랑스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여러 여행기를 읽어보면 프랑스 쪽이 인종차별이 심한 편이라고 한다. 스위스는 심한 편이 아니라고 하던데, 브베가 프랑스에 인접한 지역이다 보니깐 인종차별을 하는 사람이 꽤 존재하는 것 같았다. 기분이 정말 저 쓰레기통 같았다. ㅋㅋㅋ..

 

 

 

 

 


    선착장에서 내려서 오른쪽으로 계속 걸어가다 보면 작은 동상이 하나 있다. 몽트뢰에 있었던 프레디 머큐리 동상보다는 약간 작다. 이 동상은 찰리 채플린 동상이다. 찰리 채플린이 여생을 이곳 브베에서 보냈다고 한다. 참고로 찰리 채플린은 영국의 배우이자 코미디언이다.

 

    바로 옆동네 몽트뢰에는 프레디가 여생을 보냈고 이곳에서는 찰리 채플린이 여생을 보낸 것을 보아 이쪽 동네가 살기에는 정말 좋은 곳인가 보다. 실제로 호숫가를 걸어보면 정말 괜찮은 동네라고 느껴진다.

 

 

 

 

 


    스위스 브베를 검색하면 항상 나오는 '포크'이다. 브베의 랜드마크이자 브베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포항에 있는 '상생의 손'과 비슷한 기념물이다. 이 포크를 보러 많은 사람들이 오고, 이 포크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인증샷을 찍는다. 포크를 이용해서 다양한 포즈로 재미있는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혼자 가서 그런 사진을 찍 기는 어려웠다. 혼자 시도해봤는데 각도랑 거리를 맞추기가 정말 어려웠다. 포기했다.

 

 

 

 

 


    브베에는 솔직히 별로 볼 게 없었다. 그리고 아까 그 자전거가 자꾸 기억에 남아서 기분이 안 좋았다. 그래서 그냥 기차를 타고 로잔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기차역으로 가던 중에 인종차별을 한번 더 경험했다.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떤 차가 갑자기 내 앞에 서더니 창문을 내렸다. 그러고선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뭐라 말을 한 거는 아니고 그냥 날 노려보며 '아!!!!' 이렇게 소리를 지르더라. 내가 무단횡단을 했거나 차 앞을 가로막았다면 그럴 수 있지만 나는 그저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한 명이었으면 뭐라고 따졌겠지만 차에 4명이나 타있어서 그냥 무시했다. 괜히 싸워봤자 혼자 외국인인 나만 불리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한테 브베는 별로 좋지 않은 곳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혹시라도 인종차별을 당한다면 일단 그냥 무시하길 바란다. 여기 사람들 대부분이 무섭게 생기고 힘이 세다. 괜히 외국인한테 맞아서 뉴스에 나올 수가 있다.

 

 

 

 

 


    브베에서 로잔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는다. 브베에 왔을 때처럼 유람선을 타고 로잔까지 가도 되지만 인터라켄까지 돌아가는 시간도 남겨놔야 했기 때문에 시간 절약을 위해서 기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확실히 브베는 내가 알던 스위스의 느낌이 아니었다. 인종차별을 두 번이나 경험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라켄, 그린델발트 지역보다 훨씬 차갑고 딱딱하고 정 없는 동네이다. 마치 시골에서만 살던 시골사람이 처음 서울에 올라와서 느끼는 그런 차가움이랄까? 아무튼 그런 느낌이 있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로잔으로 향하는 기차에 올랐다. 저녁으로 뭘 먹으면 좋을지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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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스위스는 정말 안이쁜곳 찾기가 더 힘들거같습니다 ㅋㅋ
    2019.10.24 04:12 신고
  2. 스위스는 참 예쁜곳이네요. 인종차별떄문에 열받으셨겠지만 잘 참으셨습니다. 특히 혼자 여행중일때는;;; 요즘은 참으면 바보소리를 듣는 시대이긴 하지만 참는게 이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생각합니다. 덜떨어진 모질이 인종차별주의자들은 무시하고 좋은 기억만 간직하셔요~
    2019.10.24 06:07 신고
  3. 다양한 인종이 살지 않는 곳일수록 인종차별이 심한 것 같아요. 미국 남부에도 발음으로 무시당하는 경우가 많아요. -_-
    2019.10.24 07:19 신고
  4. 저도 외국에서 서양 애들이 어느나라인지 상관안하고 무조건 니하오 이러더라구요~ 풍경은 너무 이쁜데ㅠ
    2019.10.24 09:30 신고
  5. 수변 주변도시 몽트뢰가 너무나 멋있네요.
    브베의 물 속에 잠긴 거대 포크 역시 멋지고요.
    "칭칭"이란 단어로 기분이 상하셨겠어요. ㅠㅠ
    2019.10.24 09:56 신고
  6. 정말 여기 글을 볼때마다 꼭 저도 가고싶어지는 글 입니다. ㅠㅠㅠ
    2019.10.24 13:45 신고
  7. 동네 상태가 안 좋네요 ㅡㅡ. 생긴대로 논다더니
    2019.10.24 14:15 신고
  8. 스위스의 바닷가와 호수 모두 너무 좋네요
    푸른 물가를 보고있으면 걱정이 다 없어질듯도 합니다.
    저는 프랑스 파리를 다녀왔었는데
    다행히 차별은 없었습니다
    기분 좋은 여행에 오점이 생긴듯하여 속상하셨겠습니다 ㅠㅠ
    2019.10.24 16:35 신고
    • 제가 당한 곳은 프랑스 국경지대에 있는 곳이라 프랑스가 인종차별을 좀 하는 나라로 인식되었네요ㅋㅋ
      감사합니다~
      2019.10.24 23:00 신고
  9. 스위스의 도시 이름들이 많이 생소하다는걸 느끼네요.
    그리고 바다?강? 과 구름 뷰는 진짜 멋있네요.

    근데 유럽에서는 동양인 비하하는게 비일비재한가봐요.(유럽을 안가봐서...)
    꼬마들이면 꿀밤한대 쥐어박어주지 그랬어요ㅎㅎ
    2019.10.24 17:40 신고
    • 이날 날씨가 워낙 좋았습니다!
      비일비재까지는 아니고 이 지역에서만 두번 당한걸 보면 이 동네만 좀 그런것 같습니다ㅠ
      2019.10.24 23:01 신고
  10. ㅋㅋㅋ 정말 포항의 상생의 손이랑 비슷한 느낌이에요.
    바다마다 포크 숟가락 젓가락.. 이런 조형물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네요.
    스위스에서도 비슷한 분위기의 조형물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2019.10.24 22:19 신고
    • 유명한 식품회사 네슬레 본사가 있는 곳이라서 해놓은것 같습니다ㅋㅋ.
      감사합니다~
      2019.10.24 22:59 신고
  11. 인종 차별이라.. ㄷㄷ
    2019.10.24 23:33 신고
  12. 찰리 채플린 동상도 있네요.
    어느 곳을 눈을 돌리든
    참 아름답네요.^^
    2019.10.25 07:33 신고
  13. 유람선타고 즐기는 아름다운 풍경..
    좋아 보입니다
    마을풍경이 한 폭의 그림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2019.10.25 08:23 신고
  14. 와 뉴질랜드에서 살다가 다른 나라 사진을 보니
    여기도 완전 다른 세상입니다
    스위스 한번 가보고 싶은 나라중에 하나인데요?
    어딜가나 진짜 인종파별은 정말 화가나는 것 같아요!
    저도 뉴질랜드에서 인종차별 받아서 몇번 싸운적이 있는데
    잘 참으신 것 같아요 ㅠㅠ
    정말 상종도하면 안됩니다
    2019.10.25 13:53 신고
    • 오세아니아가 동양인에대한 그런게 꽤 있다고 하던데 참 아쉽습니다..
      2019.10.26 00:43 신고
  15. 포크가 너무 인상적이네요 ㅋㅋ
    2019.10.25 23:46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