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하는 여행 일기]



 

인터라켄을 떠나고

    이 날은 3박을 했던 인터라켄을 떠나는 날이었다. 날씨가 진짜 너무 좋아서 하늘도, 산도, 강도 모두 푸르렀다. 날씨도 정말 좋았고, 분위기도 좋았고, 좁아터진 에어비앤비 도미토리를 벗어나는 날이라 여러모로 기분이 좋았던 날이었다. 전날 인종차별을 당해서 생긴 찜찜한 기분이 바로 사라졌다ㅋㅋ.

 

 

    에어비앤비는 좁고 사람이 많아서 불편했지만 주인아저씨와 아줌마는 정말 좋은 사람들이었다. 오늘 여기 떠나서 어디 갈 거냐고 묻길래 그린델발트로 간다 했더니, 거기도 정말 좋은 곳이라면서 좋은 시간 보내라고 웃으면서 인사를 건네주었다.

 

    그리고 내가 쉴트호른에 한번 더 갈 거라고 하니깐, 오늘 가면 정말 날 좋을 거라고 하면서 쉴트호른 팸플릿을 갖고 왔다. 그리고 빨간 펜을 꺼내 들더니 막 이곳저곳 표시를 하면서 올라가고 내려올 때 추천 루트를 막 설명해줬다. 이틀 전에 이미 한번 가봐서 올라가는 것은 잘 알고 있었는데 내려올 때 새로운 코스를 알려줘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제는 정말 익숙해진 인터라켄 서역(Interlaken West)이다. 처음에 탈 때는 잘 몰라서 허둥지둥 탔었는데, 이제는 한국 지하철처럼 자연스럽게 탈 수 있다. 인터라켄 서역보다는 동역(Interlaken Ost)에 기차가 더 많이, 자주 오는 편인데 나는 숙소가 서역 주변에 있어서 서역을 더 자주 이용했다. 서역에는 동역보다 기차가 좀 덜 오기 때문에 시간을 잘 맞춰서 가야 한다.

 

 

 

 

 

그린델발트(Grindelwald)로 출발

    나는 그린델발트에서 3박을 하기로 했다. 샬레 형식 건물인 호텔에서 3박을 예약해뒀다. 보통 여행자들은 그린델발트에서는 숙박을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는다.(숙박을 꽤 하긴 하는데 인터라켄에 비하면 적음.) 왜냐하면 위치랑 접근성이 애매하기 때문에다. 인터라켄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인데 위치와 접근성이 인터라켄에 비하면 꽤 떨어지기 때문에 인터라켄에 숙소를 많이 잡는 편이다.

 

    근데 나는 어차피 스위스 패스도 있고 혼자 하는 여행이어서 이동이 자유로웠기 때문에 새로운 곳에서 머물고 싶어서 그린델발트에 머물기로 했다. 그리고 여행 준비하면서 그린델발트 사진을 몇 장 봤었는데 거기에 꽂혀서 호텔까지 예약하게 되었다.

 

    참고로 그린델발트에는 피르스트(First) 산이 있어서 주로 여행자들이 이 산을 방문하기 위해서 그린델발트에 간다.

 

 

 

 

 


    그린델발트로 가는 길에 기차에서 찍은 사진이다. 큰 산이 보이고 그 앞에는 나무와 초원, 그리고 샬레가 풍경을 꽉꽉 채워줬다. 진짜 풍경도 풍경이지만 날씨가 정말 구름 한 점 없는 그런 맑은 날씨여서 너무 좋았다.

 

    기차 안에서 한국인을 몇 명 봤다. 가끔 들리는 한국말이 반가웠지만 말을 걸기는 좀 부끄러워서 걸어보지 않았다ㅋㅋ.. 혼자 여행 가보면 알겠지만 일행과 같이 온 여행자에게 말을 걸기가 상당히 어렵다. 물론 나와 같이 혼자 온 사람에게는 말 걸기가 훨씬 쉽다.

 

 

 

 


    좀 더 달리면 샬레가 더 많이 보인다. 저렇게 초원 한가운데 샬레가 있는 모습이 정말 이뻤다. 동화 속에서나 나오는 모습이라 처음 봤을 때에는 저게 실제 풍경이라는 것이 잘 실감이 안 났다.

 

    그리고 저 산은 맨날 보는 산이었는데 굉장히 거대하다. 찾아보니깐 아이거 북벽인 것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아마 아닐 수도 있다.

 

    솔직히 인터라켄보다 좋았다. 인터라켄이 스위스 입문 느낌이었다면, 이곳 그린델발트는 진짜 스위스 속으로 들어간듯한 느낌이 들었다.

 

 

 

 


    굽이굽이 기차가 언덕을 타며 달린다. 정말인지 너무 멋진 스위스 자연의 모습이다.

 

 

 

 

그린델발트 역 도착

    그린델발트 기차역에 도착했다. 인터라켄에서 그린델발트까지는 약 40분이 걸린다.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지만 짧은 거리도 아니다. 기차에서 딱 내리고 나서 반대쪽 풍경을 보면 정말 장관이다. 아이거 산이 가운데 떡하니 있고 주변이 정말 깨끗하고 맑다.

 

 

 

 


    기차에서 딱 내리면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개인적으로 인터라켄보다 훨씬 예뻤다. 스위스 온 지 4일째라 익숙해질만도 한데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입이 떡 벌어지고 감탄사가 나왔다.

 

    근데 나뿐만 아니라 기차에서 내린 모든 사람들이 그런 반응을 보였다ㅋㅋ.

 

 

 

 


    그린델발트 역 사진이다. 하더클룸 글에서도 언급했었지만 개인적으로 파란 직사각형 배경에 하얀색 글씨로 디자인된 저 역 간판이 너무 맘에 든다.

 

 

 

 


    의자도 있다. 여기에 앉아서 아이거 산과 주변에 펼쳐진 파란 하늘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전날 장거리 여행을 하고 새벽에 일찍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피곤하기는커녕 몸이 개운해지고 기분이 정말 좋았던 아침이었다. 숙소로 얼른 가서 짐을 풀려고 했는데 이 풍경을 보고 차마 바로 떠나질 못했다. 짐을 두고 계속 사진을 찍었다. 삼각대까지 꺼내서 사진을 찍었다ㅋㅋ.

 

    아마 여기보다 멋진 기차역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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