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하는 여행 일기]



 

그린델발트에서의 마지막 날

    오늘은 그린델발트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나의 스위스 여행 일정은 총 7박이었다. 인터라켄에서 3박, 그린델발트에서 3박, 그리고 마지막으로 루체른에서 1박 이렇게 해서 총 7박 일정이었다. 이곳에서의 마지막 날인데 뭘 할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나가기 직전까지 고민을 했던 것 같다. 후보는 많았다. 스위스 패스 8일권이라 솔직히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지 갈 수 있었다. 생각했던 후보로는..

 

1. 체르마트 가서 마테호른 보고 오기

2. 곰의 도시 베른 당일치기

3. 패러글라이딩

 

이렇게 일단 세 가지가 있었다.

 

 

 


    일단 1번은 제외했다. 산은 충분히 많이 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루체른에 가서도 산에 한 번 더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질릴 수도 있으니깐 후보에서 뺐다. 2번도 고민 끝에 제외했다. 가장 큰 이유는 일단 너무 멀었다. 넉넉잡아 왕복시간만 4~5시간이 걸리는 곳이었다. 기차여행은 라보 지구 당일치기로 충분히 했다고 느꼈다.

 

    결국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패러글라이딩이었다. 20만 원의 비싼 가격이었지만 솔직히 하고 싶기는 했다. 일단 밥부터 먹기로 했다. 늦잠을 자버려서 가던 안 가던 서둘러야 했기 때문이다. 이날도 마찬가지로 벨뷰 핀트 호텔에서 주는 아침을 먹었다. 메뉴는 아쉽게도 매일 똑같았다.

 

    밥을 먹으면서 뭐 다른 건 없나 찾아봤다. 유랑도 뒤져보고 구글링도 해보다가 번뜩 생각난 게 있었다. 여행 오기 전에 준비하면서 슬쩍 봤던 어드벤처 파크가 생각났다. 후보가 늘었다는 것은 나에게는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일이다. 왜냐하면 나는 결정장애가 있다.. 패러글라이딩으로 마음을 굳히던 중에 새로운 흥미로운 후보가 등장해버렸다.

 

 

 

 


    결국 고민 끝에 인터라켄 어드벤쳐 파크에서 하루 놀기로 했다. 인터라켄 어드벤처 파크는 인터라켄 서역 근처에 있는 테마파크이다. 산속에 있고, 나무와 나무 사이를 장애물을 넘고, 줄을 타며 즐기는 액티비티 파크라고 보면 된다. 짚라인도 있고, 외줄 타기도 있다. 글보다는 사진을 보면 감이 확 올 것이다. 아래는 공식 사이트이다.

 

 

어드벤처 파크 (Ropes Park Interlaken) - Outdoor Interlaken

 

www.outdoor-interlaken.ch

 

 

 

 

인터라켄 어드벤처 파크

    인터라켄 어드벤처파크에는 주차장이 있어서 렌터카 여행자들도 가기 좋다. 나는 뚜벅이라 기차를 타고 걸어갔다. 추천하는 방법은 인터라켄 서역(Interlaken West)에 내려서 걸어가는 방법이다. 인터라켄 서역에서 한 15분~20분 정도 걸어가면 나온다. 가는 길은 별로 어렵지 않다. 걸어가면서 인터라켄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주택가를 지나 공장지대를 지나고 밭을 지나게 된다. 여행자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인터라켄을 느낄 수 있었고 다른 도시에 온 것 같았다.

 

    어드벤처 파크를 밖에서 보면 이런 모습이다. 버려진 벌목장 같은 곳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퍼져 나온다.

 

 

 

 


    일단 도착하면 건물로 들어가야 한다. 안에 들어가서 이용권을 구매하면 된다. 락커도 있으니깐 짐이 있으면 이곳에 맡기면 된다. 참고로 락커는 비밀번호를 이용하는 전자식이다. 영수증에 번호가 있어서 영수증을 꼭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 짐을 다 넣고 나면 스태프가 장비를 가져다준다. 특수 고리가 달린 벨트와 장갑을 꼭 착용해야 한다.

 

 

 

 


    이게 어드벤처 파크의 장비이다. 어드벤처 파크에서는 모든 구간이 전부 로프로 연결되어있는데, 구간을 이동할 때는 항상 이 고리를 걸어야 한다. 한쪽 고리를 걸고 다음 고리를 걸어서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 고리를 이용해서 짚라인도 타고 여러 종류의 구간을 통과할 수 있다. 사용 방법이 좀 생소하긴 한데 스태프가 다 알려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근데 이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좀 고생을 많이 했다.

 

 

 


    장비도 다 받고 사용법도 익혔으니 한번 놀아보자! 혼자서 이런 곳에 올 줄은 몰랐는데 이곳에서 혼자 3시간을 넘게 놀았다ㅋㅋ

 

 

 


    시작 지점인데도 높이가 꽤 높다. 난이도에 따라서 색 표시가 있으니 쉬운 거부터 하면 된다. 점점 난이도를 높일수록 힘과 균형감각이 필요해진다.

 

 

 

 


    이렇게 구간에는 전부 로프가 있다. 이곳에 갈고리를 걸고 탐험을 하면 된다. 갈 수 있는 곳이 정해져 있어서 자유도가 낮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생각보다 이곳이 되게 크기 때문에 별로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장비는 꼭 잘 작동되는지 확인해보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바로 교체를 하는 게 좋다. 나는 갈고리가 잘 안 빠져서 고생을 많이 했다. 높은 곳에서 갈고리는 안 빠지고 뒤에서 사람은 계속 기다려서 곤란했던 적이 있었다. 다치기도 했다. 고리가 안빠져서 내 뒤에 있던 아이가 도와주려고 하다가 갈고리가 팍 빠져 버려서 입술이 좀 찢어지고 며칠 동안 앞니가 얼얼했었다..

 

 

 


    이곳에서 혼자 세 시간이나 놀았다. 참고로 시간제한은 딱히 없었다. 몇 시간에 얼마, 이렇게 가격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그냥 1인당 얼마 이렇게 이용권을 구매하기 때문이다. 정비를 정리하면서 스태프가 나에게 잘 즐겼냐고 물어봤다. 혼자 3시간을 놀았다고 하니깐 엄청 놀라 했다ㅋㅋ 일단 이곳에는 혼자 오는 사람들이 없었다. 아마 나뿐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1차로 놀랐고 3시간 놀았다고 하니깐 한번 더 놀랐던 것 같다.

 

    힘들었지만 재밌었다. 시간도 많은데 인터라켄 서역까지 천천히 여유롭게 산책하기로 했다. 가다가 소떼를 만났다. 소를 볼 때마다 뭔지 모를 여유가 느껴진다.

 

 

 

 


    한적한 길. 다리가 좀 아파서 벤치에서 좀 쉬기로 했다. 그저 앉아서 여유를 즐겼다. 지나가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한참 여유를 즐겼더니 좀 심심해졌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웃으며 받아주는 사람도 있었고 쌩까는 사람들도 있었다. 뭐 그렇게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나도 원래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는 성격이 아니니..

 

 

 

 


    인터라켄 시내와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였다. 사람이 너무 없어서 좀 어색했다.

 

 

 

 


    이곳에서의 마지막 날, 한 번쯤 오버페이를 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을 해서 이날 저녁 오버페이를 했다. 스위스에서 6일 만에 레스토랑에 가봤다. 햇반, 라면으로 해결하거나 쿱에서 끼니를 때우다가 6일 만에 레스토랑에 가서 고기를 썰었다. 이거 한 접시에 4만 원이었다. 상당한 가격이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고기를 먹어서 기분은 좋았다! 가끔씩 이렇게 돈을 지를 때도 필요한 법이다.

 

    저녁을 든든하게 먹고 숙소로 돌아가 떠날 준비를 했다. 아쉬웠지만 내일의 루체른이 기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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