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하는 여행 일기]



 

안녕, 그린델발트

    그린델발트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아침을 먹고 루체른으로 떠나야 한다. 똑같은 아침을 3일째 먹고 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종류가 많았고, 양도 무제한이었기 때문. 이날은 요플레를 두 그릇이나 먹었다. 아침을 먹고 주인아줌마에게 인사를 하고 짐을 싸서 나왔다. 그린델발트는 유럽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 중 한 곳이다.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지만 뭔가 친근한 느낌이다. 편안한 숙소를 이용해서 그런 건가? 아니면 날씨가 너무 좋았어서 좋은 기억만 남아 있는 것일 수도?

 

 

 


    숙소 문 앞을 나서고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  이곳에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벌써 2년도 넘은 여행이지만 아직까지 여운이 남는 곳이다.

 

 

 

 

가자, 루체른으로!

    그린델발트 역으로 캐리어를 끌고 왔다. 이제 3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루체른까지 달려가야 한다. 루체른에 갈까 취리히에 갈까 아니면 둘 다 가지 말까 정말 고민을 많이 했었다. 루체른, 취리히 둘 다 여행 후기가 너무 좋길래 어느 곳을 갈지 고민했다.

 

    그린델발트, 인터라켄 지역도 너무 좋아서 이곳에 더 머물까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스위스의 도시도 한번 느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루체른만 1박 하고 오스트리아로 넘어가는 계획을 세웠다.

 

 

 


    인터라켄을 끼고 있는 호수인 브리엔츠 호수도 이제 안녕이다.

 

 

 

 


    가다 보면 이쁜 마을이 종종 나온다. 진한 초록빛의 자연 풍경과 갈색 톤의 샬레는 정말 적절하고 어울리는 조합이다. 3시간을 달리는 동안 절대 잠을 자거나 핸드폰을 하지 않았다. 바깥 풍경을 조금이라도 눈에 담아두기 위해서이다. 여기에 볼 기회가 분명 많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루체른 도착

    루체른은 인터라켄, 그린델발트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시골 촌놈이 시골에 살다가 서울로 상경한 느낌이 이런 것일까? 완전히 달랐다. 몽트뢰 지역과 비슷한 분위기였지만 몽트뢰보다는 신나는 분위기(나쁘게 말하면 날리는 분위기)는 없었고, 좀 뭐랄까 단정한 느낌이 들었다.

 

 

 

 


    일단 도로부터 넓었고 차가 많이 다녔다. 사람도 많았다. 관광객도 많았고 현지인들도 많이 돌아다녔다.

 

 

 

 


    도시 분위기는 대략 이렇다. 우선 짐부터 놔두기 위해서 서둘러 호텔로 향했다. 루체른에 잡은 숙소는 호텔이긴 하지만 좀 후진 호텔이었다. 지은 지도 오래된 것 같았고 호텔인데 샤워실이 공용이었다... 1인실이라는 장점만 보고 저렴한 가격에 예약했다.

 

 

 


    루체른에는 이런 게 다녔다. 처음엔 이게 유럽에 다니는 트램이라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다. (트램을 본 적이 없었다.) 근데 보니깐 트램은 철로로 다니는 거라던데 그럼이건 뭐지? 이건 버스처럼 바퀴가 달려 있었다. 근데 버스라고 하기엔 열차처럼 여러 칸이 합쳐진 형태였고 무엇보다 공중에 달린 전깃줄과 연결되어 운행이 되고 있었다.

 

    지금도 이게 뭔지 모르겠다ㅋㅋ. 타보고 싶었는데 탈 일이 없었다.

 

 

 

 

티틀리스

    루체른 숙소에 짐만 놔두고 빠르게 나왔다. 어딜 갈지 정말 고민이 되었다. 루체른 시내는 반나절이면 구경하고도 남는다길래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다. 루체른 지역 3대 명산이라고 불리는 필라투스, 리기, 티틀리스 중에 한 곳에 가기로 했다. 리기산 후기를 보니깐 내가 갔던 산들과 비슷한 것 같아서 리기가 가장 유명한 산임에도 불구하고 리기산을 패스하기로 했다. 그리고 필라투스보다는 티틀리스가 거리가 훨씬 멀었지만 티틀리스가 왠지 모르게 끌려서 티틀리스에 가기로 했다.

 

    루체른에서 엥겔베르그 방향으로 가는 기차를 타야 한다. 2시간쯤 달려서 도착하고 표를 사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데 태극기를 발견했다. 국기가 하나씩 다 붙어있길래 설마 설마 하면서 태극기를 기다렸는데 딱 나와버렸다. 외국에서 혼자 봐서 그런가 많이 반가웠다.

 

 

 


    티틀리스의 랜드마크는 바로 이 회전식 곤돌라이다. 저 곤돌라를 타고 티틀리스 꼭대기에 올라가게 되는데 저게 뱅글뱅글 돌면서 올라간다. 때문에 곤돌라에서 좋은 자리를 잡으려고 자리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근데 별로 쓸모가 없었다. 솔직히 많이 실망스러웠다. 어디로 돌든지 상관이 없었다. 이유는 다음 글에..

 

 

 

 


    올라가는 길.. 한국인들 사이에서 별로 유명하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정말 거의 없었다. 내려오는 케이블카, 올라가는 케이블카에 모두 사람이 타고 있지 않았다. 나 혼자 여기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ㅋㅋ

 

 

 

 


    근데 위로 올라갈수록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아니 밑에서는 분명 맑고 날이 좋아 보였는데 도대체 왜 이런건지.. 웹캠을 미리 보고 올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희망을 품고 이왕 온 거 위로 쭉쭉 올라가기로 했다.

 

 

 

관련 콘텐츠

 

이 글을 공유합시다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