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하는 여행 일기]



 

피르스트

    피르스트 정상까지 곤돌라를 타고 올라왔다. 그러고 나서 클리프워크까지 한 바퀴 딱 돌고 이제 바흐알프제 호수까지 가보기로 했다. 바흐알프제 호수까지 트래킹 할 수 있는 길이 아주 잘 되어있다. 경사가 없는 건 아니지만 버거운 정도는 아니라서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꼭 가보기를 추천한다.

 

 

 

 


    바흐알프제 가는 방법은 곳곳에 있는 표지를 보고 가면 된다. 갈래길도 별로 없어서 그냥 쭉 가면 된다. 이곳에서 50분 정도 걸린다고 표시되어있는데 실제로도 그 정도 걸린 것 같다. 구글맵으로 검색해보면 3.2km 정도니깐 참고하시길!

 

 

 

 

바흐알프제 트래킹

    쭉 걸어오다가 피르스트 곤돌라 정거장 쪽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클리프워크 전망대가 보인다. 아직도 저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서 줄을 서고 있었다. 

 

    바흐알프제로 출발하기 전에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꼭 물을 챙기는 것을 추천한다. 한국은 산 중간에도 매점이 있는 곳이 많지만 이곳에는 매점 같은 곳이 하나도 없다. 나는 30분이면 갔다 올 줄 알고 밥도 안 먹고 물만 챙겨서 갔는데 정말 너무 배가 고팠다. 가방에 있는 초코바 두 개를 아껴먹으면서 트래킹을 했다.ㅠ

 

 

 

 


    트래킹 구간에는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지대가 워낙 높아서 구름의 위치에 따라서 분위기가 확 달라지기도 한다. 풍경만 봐도 재밌고 힘이 나서 신체적으로는 별로 힘들지가 않았다. 다만 배가 좀 고파서 그게 힘들었다.

 

 

 

 


    가다 보면 혼자 트래킹 하는 사람들을 꽤 많이 만날 수 있다. 나도 그렇지만.. 대단한 곳을 가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줄줄이 서서 가는 것을 뒤에서 바라볼 때면 뭔가 엄청난 임무를 갖고 떠나는 용사 같은, 혹은 전령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런 웅장함 속에 확실한 평화로움이 느껴졌다.

 

 

 

 


    저 멀리 보이는 설산. 트래킹 구간을 따라 꼭 길로만 갈 필요는 없었다. 잠시 길에서 벗어나 짧은 탐험을 하고 돌아오는 것도 재밌었다. 옆에서 졸졸 흐르는 작은 개울을 따라갔다 온다던지, 쌓여있는 눈을 먹어 본다든지..

 

 

 

 


    슬슬 바흐알프제 호수가 보인다. 근데 갑자기 구름이 몰려와서 날이 확 어두워졌다. 스위스에서의 첫날의 기억이 다시 떠오르면서 제발 비가 안 왔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 아직 피르스트의 꽃이라고 볼 수 있는 액티비티는 시작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구름이 좀 걷히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나처럼 혼자 온 어떤 여자분을 만나서 같이 사진을 찍어주었다. 

 

    바흐알프제 호수 자체는 크기도 별로 크지 않고 특별한 것은 없다. 이 호수의 가장 특별한 점은 바로 호수에 비치는 설산이다. 바람이 불지 않을 때, 그래서 호수가 어떤 움직임도 없을 때, 그때 각도를 잘 맞추어서 보면 엄청나게 멋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로 이렇게 말이다. 호수의 물이 완전히 잔잔해지기를 바랐지만 이날 바람이 꽤 많이 불어서 깨끗하게 비치는 설산을 보지는 못했다. 그래도 이 정도로 만족한다! 실제로 보면 더 웅장해 보이고 더 대단해 보인다. 

 

 

 

 


    호수 위쪽으로 벤치가 하나 있어서 좀 쉬려고 올라갔더니 어떤 통이 있었다. 궁금해서 열어봤는데 이런 노트와 펜이 있었다. 노트에는 노트 주인이 쓴 자기소개, 노트의 목적이 쓰여있었다. 자세히 기억이 안 나는데 여행자들이 한 마디씩 쓰고 가는 방명록 같은 느낌이어서 나도 썼다.ㅋㅋ 근데 뭐라 썼는지 기억이 안 난다.

 

    바흐알프제 호수가 트래킹 코스의 끝은 아니다. 좀 더 가면 쉬니케 플라테 쪽으로도 더 갈 수 있었다. 근데 시간도 별로 없고 무엇보다 배가 너무 고파서 아쉽지만 바로 돌아가기로 했다. 빵이라도 하나 사 올걸 그랬다.

 

 

 

 


    막상 돌아가려니깐 아쉬워서 호수를 한 바퀴 더 돌고 나서야 떠날 수가 있었다. 다시 곤돌라 정류장으로 돌아가는 길.

 

 

 

 


    화장실에 들어왔는데 한국어가 딱 있었다. 은근히 스위스에서 한글을 많이 봤다. 반가워서 찍었다. 근데 그냥 구글 번역기를 돌렸는지 번역이 참 형편없었다. 플러시는 한국말이 아닌데.. 그리고 밑에 영어로 한글 발음은 도대체 왜 써놓은 건지 모르겠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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